[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흑해의 보석 트라시안 클리프스] 해안 절벽위서 황홀한 티샷…흑해에 시선 빼앗겨 ‘슬라이스’ 많아
트라시안 클리프스로 가는 길은 그리 녹녹치 않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국내선을 타고 흑해 연안 중심 도시 바르나(Varna)로 간 다음 북쪽으로 차를 몰고 1시간 이동해야 한다. 이곳의 고급 리조트에 묵으며 패키지로 골프를 즐길 수 있고, 프라이빗 비치에서 일광욕도 할 수 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코스는 남아공의 전설적 골퍼 게리 플레이어의 설계로 2011년에 개장했다. 2013년엔 유러피언 투어 볼보월드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열려 그레이엄 맥도웰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골프장 명칭에 쓰인 트라시안은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흑해 서쪽 지방에 번성한 고대 문명 이름이자 부족명인 트라키아(Thracia)에서 따 왔다. 고대 시기에 흑해는 지중해보다 더 중요하고 더 커다란 바다였다. 이곳을 주름잡던 트라키아는 불가리아의 기원이자 자랑이다.
새하얀 해안 절벽을 따라 들어선 코스를 따라가는 라운드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모든 홀에서 파랗게 빛나는 흑해가 내려다보인다. 6번과 7번 홀에서는 바닷물에 손을 적셔볼 수도 있다.
코스에는 해안 절벽과 계곡을 넘기는 긴 캐리의 티샷이 요구되는 홀이 많다. 여기에 시각적으로 좁아 보이는 페어웨이는 매홀 골퍼에게 도전감을 안긴다. 대신 흑해 바다의 습기를 머문 탓에 다소 습하고 느린 그린이 난이도를 완화해준다.
라운드는 수십m가 넘는 수직 절벽을 오른쪽에 감춰 두고 넓은 듯 좁은 페어웨이가 펼쳐진 파4 1번 홀로 시작된다. 핸디캡 1번인 파5 2번 홀은 푸른 바다에 정신이 팔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슬라이스가 잘 나온다. 519m의 긴 전장이지만 티샷만 잘 보낸다면 파도 가능한 홀이다.
연속된 파5 홀인 3번 홀에서 트라시안 골프장의 정수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깎아지른 하얀 절벽 위에 매달린 그린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눈부시기 짝이 없다.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6번과 7번 홀이다. 전장 211m의 6번 홀은 전 세계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파3 홀이다. 수십미터 절벽 위 티박스에서 바닷가에 놓인 조그만 그린을 향해 내리막 티샷을 보내야 한다.
파4 7번 홀은 백티에서 346m로 그리 길지 않지만 반도처럼 바다로 튀어 나온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내는 티샷이 상당한 도전을 안긴다.
코스는 8번 홀을 끝으로 방향을 바꿔 9번 홀부터 내륙쪽으로 되돌아온다.
362m 파4 12번과 159m 파3 15번은 후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홀들이다. 12번 홀은 그린 뒤로 펼쳐진 흑해 바다 전경이 일품이고, 파3 15번 홀은 급격한 내리막 홀이다. 바닷가는 아니지만 페블비치 6번 홀처럼 짧지만 바람의 영향을 많는 흥미로운 홀이다.
트라시안에서의 놀라운 라운드는 갈대 무성한 연못 위를 넘기는 171m 파3 18번 홀로 마무리된다. 짧지 않은 거리에 그린 앞 벙커가 부담이 되는 데다 그린이 잘 보이지 않아 티샷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린 뒤쪽에는 라운드를 마친 골퍼들이 맥주를 마시며 뒤따라오던 플레이어들의 샷을 감상할 수 있는 바가 자리잡고 있다.
출처 : 헤럴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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