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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1순위 소비국? K-돼지고기 자급률 지키는 한돈 농가의 고군분투

by KBEP 2025. 7. 20.

https://youtube.com/shorts/XTtK2dQTrqM?si=F40WKQUabpshHJfG

 

[대한민국 밥상 책임지는 '한돈', 위기 극복의 해법은? (환경·질병·수입육 한돈 산업의 민낯)]

우리 식생활에서 고기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특히 삼겹살과 치킨은 대중적인 외식 메뉴로 확고히 자리 잡았으며, 돼지고기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늘 1순위로 손꼽히는 육류입니다. 이처럼 소비가 증가하면 해당 산업이 발전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건만, 국내 축산업은 정작 생산 기반이 약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늘어난 소비의 상당 부분을 수입산이 채우고 있으며, 2004년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불어닥친 무관세의 파도는 국내 축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 질문에 응답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국민 육류 1순위 돼지고기, 한돈 농가의 숨겨진 고뇌

개인의 선호는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고기는 바로 돼지고기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의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도 가정 내 육류 소비 시 돼지고기 선호도가 63.2%로 쇠고기(21.1%)를 압도하며, 특히 삼겹살은 60.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소비자들은 국산 돼지고기인 '한돈'의 우수성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습니다. 한돈자조금 관리위원회 또한 '한계 없는 능력, 국돼 한돈'이라는 슬로건으로 소비 홍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국내산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한돈 농가들은 당면한 환경 및 질병 문제부터 동물 복지, 기후변화와 같은 중장기적 과제까지 대응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급 상황만으로 농가의 경영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한돈 농장은 고가의 시설과 장비, 전문 인력이 요구되는 '장치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전라북도 정읍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노건우 가성농장 대표의 사례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800평 규모의 농장을 현대화하는 데만 약 30억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감수하는 이유는 환경 개선과 사육성적 향상을 위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돼지는 모돈 한 마리당 1년에 2회 이상 새끼돼지(자돈)를 출산하며, 생산성이 좋은 모돈을 들여오고 110~120kg까지 사육하여 출하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한돈미래연구소의 '한돈팜스' 전산성적을 보면, 농장 규모와 시설 투자 여부에 따라 사육성적 격차가 뚜렷합니다. 모돈 1,000두 이상 농장의 평균 PSY(모돈 두당 연간 이유두수)는 24.9두, MSY(모돈 두당 연간 출하두수)는 20.1두인 반면, 모돈 100두 미만 농장은 PSY 19.5두, MSY 18.3두에 그칩니다. 전문 사용자 상위 30%와 하위 30% 간에는 PSY가 11.3두, MSY는 8.7두의 큰 격차를 보입니다. 이는 생산성이 저조한 농가들이 아무리 수급이 안정되어도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음을 시사합니다. 결국, 시설 투자를 통해 사육 환경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농가 생존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환경, 질병, 그리고 미래: 한돈 산업이 직면한 과제들

국내 한돈 농가들은 단순히 생산성 향상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외부 요인으로 인한 난관에 부딪혀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축산 냄새 민원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축산 냄새 민원 발생 건수는 2018년 6,700건에서 2023년 1만 4,600건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정부는 가축분뇨를 퇴액비로 자원화하여 해결하려 하지만, 퇴액비 살포지 부족으로 수요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액비 이용처 확대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공동자원화시설을 확대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축 질병 또한 한돈 산업이 극복해야 할 중요한 숙제입니다. 구제역은 백신 접종 확인 검사를 통해 관리되고 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차단 방역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합니다. 2019년 첫 발생 이후 야생 멧돼지를 주 매개체로 확산되고 있으며, 사육 돼지 농가에서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돈 농가들은 개별 농장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질병 문제에 대해 정부의 책임 전가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방역 시설 설치 지원의 현실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기적이고 시급한 문제 외에도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적 요인 변화는 한돈 산업의 중장기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가치소비 지향이 강화되고, 탄소중립과 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복합적인 상황입니다.

지속 가능한 한돈 산업을 향한 발걸음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육류이자 국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돼지고기. 이 중요한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한돈 산업은 생산성 향상, 환경 문제 해결, 가축 질병 방역,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단순히 농가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산적한 문제들입니다.

높은 소비자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한돈 농가가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 정책, 기술 개발 투자, 그리고 사회 전반의 관심과 이해가 절실합니다. 한돈 농가가 안심하고 좋은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우리는 비로소 '천덕꾸러기' 오명을 벗고 대한민국 밥상의 든든한 주역으로서 한돈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